세상은 너무나도 불공평하다.


이십대 후반이 되면서 짜증나는 일은,

내가 넘을 수 없는 벽이 너무나도 많다는 것이다.

돈많고 잘생기고 키큰 애들이 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어 가는 것을 보면

내가 설 자리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종종든다.



수년의 노력끝에

외모적인 부분에서는 많이 따라왔다고 생각하고,

어디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정도에는 이르렀지만,

대충 입히고 대충 세워놔도 찬란하게 빛이 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의 입에서 가끔씩 나오는 세상경험은 너무나도 아름답고 판타지스럽다.

그 판타지스러운 삶의 한자락이라도 따라가보고 싶다.




남녀관계에서 해탈하려면, 압도적으로 매력적이면 된다.

인간의 욕망이 조절가능한 수준으로 떨어지기 위한 비결은 몹시 간단하다.

언제든지 손을 뻗으면 곧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강한 확신이 드는순간,

그 객체에 대한 흥미와 욕망이 제어가능한 수준으로 떨어져버린다.

그러한 확신이 없는 자들이 누가봐도 추할 정도로 욕망하고, 갈망하는 것이다.

젊음의 유통기한이 끝나기 전까지 내 흥미와 갈망이 제어가능한 수준으로 떨구어지는 날이 올까.

'그런 거 다 별거 없어.' 라고 기만하듯이 씩 웃는 사람들처럼.

세상을 내려다보고 싶다. 그리고 남들이 아둥바둥하며 갖고 싶어하는 것들을 너무 손쉽게 얻으면서,

그런것들 별것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한국에서 준수한 외모와 준수한 직장, 준수한 언변은 다 의미가 없다.

임계점을 넘는 외모, 직장, 언변이 아니면. 

소개팅에 대한 단상.


요즘 주변 지인들이 소개팅을 구해달라는 문의를 많이 하고 있다.

남자측과 여자측 모두에게서 부탁을 받다 보니, 꽤 많이 매칭이 되고 있고

특히 여자쪽 요청이 훨씬 많다. 

지금 손에 들고있는 여성 프로필만 열댓장 정도.

농담삼아 친구들에게 결정사나 하나 차려볼까? 라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여자는 교사가 많다. 과반수 이상. 

분명 나는 다른 직업 가진 후배, 친구들에게 소개팅 얘기를 물어봤는데

물어오는 프로필들이 다 교사다. 깔대기 꽂은 줄.

그리고 가끔 의치한약사 변호사 회계사 같은 전문직들.

일정 수 이상의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해놓고나서 

소개팅 해달라고 부탁하는 남녀에게 데이터베이스를 공개해보면 신기한 점이 있다.




1. 팔리는 물건만 팔린다.

여러명의 남녀가 소개팅을 해달라고 부탁하는 프로필은 귀신같이 똑같더라.

소개팅 주선해달라고 찍히는 사람이 너무 똑같아서 가끔 소름돋을 때가 있다.

그래서 이미 한번 주선을 해준 여자라도 연인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바로 다른 사람을 또 주선해주게 된다.

반대로 안팔리는 물건은 먼지만 쌓인다. 



2. 임계점을 기점으로 양극화 현상이 일어난다.

1번의 연장선 상인데, 임계점 넘는 외모와 직업이 있으면 잘팔리고, 아니면 안팔린다.

2번에서 하고싶은 말은, 임계점을 넘으면 생각보다 선호도의 크기 차이가 그리 안난다는 점이다.

일방이 찍은 몇몇 사람들 중에서 특정인이 오케이하면 보통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

임계점이 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충분히 대체가능하다는 것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강등권팀이라도 우승권 팀과 같은 프리미어리그 팀이고, 

반대로 2부 리그에서 잘나간다고 해도 2부리그 팀에 불과하다.

결국 그 임계점만 넘기면 된다. 



3. 남자 외모가 끔찍하게 중요해졌다. 

전문직 남자들이라고 해도 외모 별로면 국물도 없다. 차라리 잘생긴 회사원앞에 줄선다.

전문직 할애비라도 못생긴 남자랑 만나느니 차라리 혼자 산다.



4. 직업좋고 잘생긴 남자는 대부분 결혼생각이 없다.

손만 뻗으면 여자들이 줄서다보니까 결혼하면 손해보는 기분이다.

소개팅도 가끔 심심해서 해보는데 상대방이 너무 달라붙으면 귀찮아하고 도망간다.

아니면 결혼해도 결혼 전이랑 별로 라이프 스타일 차이가 없는 경우가 많다.



5. 그렇다고 결혼 생각이 있다는 남자가 인기 있는 게 아니다.

결혼 생각 있다고 강조해도 안팔린다. 공허한 메아리다.


6. 신은 수많은 남녀들에게 각각 다른 포지션을 주었으나 모든 남녀들에게 같은 각막을 주는 우를 범하였다.

남녀가 각각 어느 직업, 어느 외모, 어느 학벌 등을 가졌든지 간에 

서로 답안베낀 것처럼 원하는 상대방의 조건이 같다.

남자 - 175이상 전문직, 깔끔하게 생기고, 적당히 말 잘했으면.

여자 - 돈좀 있는 예쁘고 어린애. 




여튼 나이들어서 하는 소개팅은 많이 까다롭다. 

아니, winner takes all이고 나머지는 다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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